홍콩서 45억 77억에 불티 땡땡이 호박 없어서 못 산다?
갤러리인 오타 파인아츠는 21일 개막하자마자 야요이의 노란 호박을 350만 달러에 판매했고, 영국에 기반을 둔 빅토리아 미로는 23일 초록 호박을 600만 달러에 판매했다. 초록 호박이 크기는 작지만 청동으로 제작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노란 호박보다 30여 억원이나 높게 팔려나갔다.아트바젤 홍콩이 제대로 된 규모로 개막한 것으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관람객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친근한 모양의 노란 호박과 초록 호박 앞에서 인증샷 찍기에 바빴다. 쿠사마 야요이의 인기는 '호박'에 국한되지 않는다. 세계 메이저 갤러리 중 하나인 가고시안의 부스에서도 야요이의 회화 '인피니트 블루 골드'는 제일 가운데 자리를 지켰다.
아트바젤 전시장 뿐만 아니라 현재 홍콩은 온통 '땡땡이 바람'이다. 2021년 11월에 개관해 현재 홍콩을 대표하는 문화 명소로 떠오른 M+뮤지엄에서쿠사마 야요이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 출신으로 M+뮤지엄 부관장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정도련씨가 큐레이팅을 맡아 더욱 화제다.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은 역동적으로 반복되는 땡땡이와 그물 등의 패턴과 매력적인 색채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패턴은 그가 앓고 있는 불안신경증, 강박과 편집증과도 관계가 있다. 그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곤혹스러운 병이 원인이라며 똑같은 영상이 자꾸 밀려오는 공포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작품 창작이 자신에게 강박과 환각을 치유하는 행위라는 설명이다.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난 야요이는 교토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1957년부터 1972년까지 뉴욕에서 활동했다. 이후 정신질환이 심해져 73년 일본으로 돌아온 뒤 48세부터 현재까지 정신병원 앞에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관에 초대 일본 대표로 참여해 특유의 검정 땡땡이 무늬의 노란 호박을 설치미술로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올해 아트바젤 홍콩에는 전세계 32개국에서 177개 갤러리가 참여했으며 한국 갤러리도 총 12곳이 참가 중이다. 행사는 26일까지 이어진다.
호박에 홀린 그들 여기저기 널린 땡땡이 호박 무려 400억 서울 영동대로 S타워 1층에 둥글둥글한 호박이 여기저기 놓였다. 빨간 호박, 노란 호박, 초록색 호박···. 손바닥만 한 것부터 사람 크기까지 다양하다. 이 '호박'들의 보험가액은 400억원. 국내 컬렉터들이 소장하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93) 작품이 한데 모이니 여기저기서 '억' 소리가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호박들의 향연'이다.글로벌세아 그룹의 문화공간 S2A 개관전 '쿠사마 야요이:영원한 여정' 현장이다. 15일 개막한 이 전시에 쿠사마의 197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회화·조각·판화 40여 점이 나왔다. 해바라기, 금붕어도 있지만, 대부분이 이 작가의 시그니처 소재인 호박 작품이다.
전시는 S2A를 개관한 글로벌세아 그룹의 소장품 두 점 을 비롯해 국내 개인 컬렉터 10여 명의 소장품으로 구성됐다. 회장은 이번에 개관 소식을 알리며 우주소장자로 3년 만에 밝혀져 화제를 모았다고 하네요. 실제 소장자가 밝혀지기 전엔 미술계 다른 인물이 낙찰자 행세를 했는데 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우주는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한화 132억 원에 낙찰, 한국 미술품 사상 최초로 100억 원대를 넘긴 작품이다. S2A 소육영 디렉터는 "김환기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 조만간 다음 전시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엔 보험가액만 200억 원에 달하는 100호 크기 노란색 호박과 지난해 서울옥션에서 국내 시장 작가 최고 낙찰가(54억5000만원)를 기록한 50호 크기의 1981년작 호박도 나왔다. 지난해 낙찰된 호박은 지난해 한국 경매 최고가이자 국내 경매에서 거래된 쿠사마 작품 중 최고가다. 지난해 경매시장에서 쿠사마 작품은 138억 원어치 낙찰됐다.소 디렉터는 "호박이 많이 전시되어서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노랑도 다 같은 노랑이 아니다. 작가가 그 안에서 호박 모양, 무늬, 색상, 바탕의 그물 무늬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온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바라기도 작가가 즐겨 그렸던 소재다. 이번 전시에 나온 해바라기는 디테일이 뛰어나고 쿠사마 작품 중 가장 색을 많이 쓴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또 점 무늬 대신 수천개의 거울 타일을 모자이크 형식으로 제작한 '반짝이는 호박'(Starry Pumkin, 높이 127㎝) 조각도 나와 눈길을 끈다.그러나 전시작의 절반은 판화다. 요즘 컬렉터들의 경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젊은 층이 미술품 수집에 뛰어들면서 판화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과거 컬렉터들은 유화만을 수집 대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으나 요즘 30~40대 층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면 판화라도 소장하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하네요. 이 때문에 최근 판화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번 전시에 나온 92년도 노란 호박 판화는 경매 당시 시작가가 2억2000만원이었다.
컬렉터들은 왜 열광하나? 전시작 중 회장의 소장품은 2점이다. 아크릴로 채색된 손바닥 크기의 '초록 호박'(1993,15.8x22.7㎝)과 '6월의 정원'(1988. 45.5x37.9㎝)이다. 2000년대 미술품 수집을 시작하며 처음 구입한 작품이었다. 김 회장은 전시 인사말에서 "작가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내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처음 보는 쿠사마의 작품 두 점을 선택했다"고 전했다.쿠사마는 1929년생으로 올해 만 93세다. 어릴 때 부모님이 종자(種子) 농장을 경영해 다양한 꽃과 호박을 보며 자랐다. 10세 무렵부터 물방울과 그물 무늬를 그렸으며 1957년부터 1972년까지 뉴욕에서 조각, 패션, 퍼포먼스를 넘나들었다. 1977년 일본으로 돌아온 야요이는 48세 때부터 현재까지 정신병원에 입원해 병원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작업을 지속해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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