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돈 몰린다? SVB 사태는 기회?
비트코인이 단숨에 2만4000달러를 회복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과 시그니처은행 등 기존 금융권의 사고로 시스템의 취약성이 노출되면서 비트코인이 대체자산이자 ‘디지털 금’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다. 또 SVB 사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긴축 완화와 유동성 증가 기대가 위험자산으로서의 비트코인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3% 이상 급등한 2만42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고 하네요.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316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더리움도 급등해 코인마켓캡에서 전날보다 8% 이상 오른1670달러(업비트에서는 219만원)를 가리키고 있다.그동안 가상자산 낙폭이 컸을 뿐 아니라 미국 은행이 흔들리면서 매수세가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분석했다. 가상자산 전문업체 펀드스트랫의 디지털 자산전략 책임자인 신 폐럴은 “비트코인 랠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중앙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중앙은행의 취약성과 비트코인을 믿는 투자 집단이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코인데스크는 또 ‘숏 스퀴즈’가 비트코인 급등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숏 스퀴즈란, 주가가 상승할 때 숏(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을 커버하기(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SVB 사태로 미국 빅스(0.50%포인트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가상자산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잇따른 지역은행 파산을 계기로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 시장에서 3월 연준의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62%로 집계됐다. 지난주 초반까지 대세였던 빅스텝 전망은 완전히 사라지고, 대신 동결 전망이 38%로 올라왔다.골드만삭스도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다.심지어 노무라증권은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 상태다.
실제로 연준이 즉시 금리 인하에 나설 공산은 크지 않아 보이지만, 그만큼 투자은행들은 연준의 분명한 스탠스 변화에 베팅하고 있는 모습이다.이런 가운데 이날 글로벌 자산종합 정보포털 인피니트 마켓캡에 따르면 전세계 자산 중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약 4656억달러) 순위는 종전 18위에서 SVB 사태 이후 12위로 여섯 계단 뛰어 올랐다. 이로써 비트코인 시총은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4550억달러)를 앞서게 됐고, 테슬라(5520억달러)와 메타(4690억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시총은 세계 1위 시총 자산인금 대비 3.7% 수준이고, 은 대비 37.9% 규모다. 테슬라와 비교해서는 84.3%에 육박한 상태다.
☞SVB 사태 덕분? 고정·변동 대출금리 다 내렸다.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은행채 금리 급락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향 조정되면서 고정·변동을 막론한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은행채 5년물(AAA) 금리는 4.095%로 SVB 파산 결정이 나기 이전8(4.473%)과 비교해 약 0.4%포인트 급락했다. 이로써 은행채 금리는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2월 초 수준으로 돌아왔다.이같은 현상은 금리 인상 여파로 SVB가 파산하자,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채권 금리가 흔들리자, 은행권 대출금리도 재조정됐다. 은행채 5년물(AAA)을 기준으로 하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지난 8일 4.49~6.45% 수준에서 이날 기준 4.20~6.23%로 하락해 단 며칠 만에 상·하단이 각각 0.22%포인트, 0.29%포인트가량 내렸다. 여기에 은행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하는 신용대출 금리 또한 5대 은행 전체에서 소폭 감소세를 보였다.주담대 변동금리에서도 인하 움직임이 나타났다.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월 기준 신규 코픽스는 전월(3.82%) 대비 0.29%포인트 감소한 3.53%로 집계됐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날부터 하향 조정된 코픽스를 반영했다.
이에 지난 8일 4.53~6.39% 수준이던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현재 4.22~6.22%로 상·하단이 각각 0.17%포인트, 0.31%포인트 내렸다.은행채, 코픽스 등 준거금리가 동반 하락하면서 은행권에도 금리 조정의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대출금리 인하세를 유지하면서도, 가산금리를 일정 부분 높여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실제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0.4%포인트가량 하락했으나, 이를 반영하는 각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0.2~0.3%포인트가량 줄어들며 일부 상품의 가산금리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SVB 파산의 여파가 국내은행의 자금 조달 등에 영향을 미쳐 은행채 스프레드(국고채와 은행채의 금리 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은행채 가격이 하락하며, 금리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는 SVB 사태가 은행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당분간 은행채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가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나 건전성 위험 등으로 국내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긴축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향방이 결정되기까지 당분간 금리 인하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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